분류 '두려움의 병' 공황장애, 비단 연예인에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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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브레인요양병원 작성일 21-06-01 17:16 조회 5,342회 댓글 0건본문
‘두려움의 병’ 공황장애, 비단 연예인에게만?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무의미보다는 두려움을 선택하라”
일명 ‘연예인 병’이라 불리는 공황장애. 몇 년 전부터 연예인들이 각종 매체를 통해 공황장애로 치료를 받고 있거나 치료를 받았음을 고백하곤 했고, 그렇게 우리에게 익숙한 질환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공황장애가 비단 연예인에게만 국한되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공황장애로 병원을 찾는 환자의 수는 2015년 10만5210명에서 2019년 16만9550명으로, 5년 새 60% 넘게 늘었다.
대전을지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성훈 교수에게 공황장애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공황장애란 무엇인가?
우선 공황발작과 공황장애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황발작이란 그럴만한 이유가 있든 없든 간에 극도의 공포감이 갑작스레 밀려와 수 분 내에 최고조에 이르다가, 2~30분 후면 언제 그랬나 싶게 사라지는 현상을 말한다. 공황발작을 겪는다고 무조건 공황장애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발작이 반복적으로 오면서, 또 다시 이런 발작이 올까봐 지속적으로 두려워하고 이를 피하기 위해 유발하기 쉬운 장소나 상황을 피하기 시작하면 공황장애라 진단한다.
Q. 공황장애는 왜 생기나?
명확히 알려진 원인은 없다. 사실 공황발작은 비정상적인 것이 아니다. 천재지변, 전쟁, 사고, 범죄 등 목숨을 잃을 지도 모르는 상황에 접하게 되면, 어떤 사람이라도 극도의 공포반응을 보이기 마련이다.
문제는 일상생활 중에 이런 극한적인 상황이 아닌데도, 공포반응이 발동되어 버린다는 것이다. 생활 중 어쩔 수 없이 겪게 되는 걱정거리에 대해서 자꾸 원초적 공포반응이 발동되는 것이 공황장애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여기까지라면 그냥 공황발작이지 공황장애라고 하지는 않는다. 공황발작이 병으로 발전하는 것은 사람이 공포를 야기하는 대상을 두려워하는 것보다도, 자신의 불안증상 자체를 더 두려워한다는 데 원인이 있다. 그래서 발작은 겪어본 환자 중에는 그 발작을 겪느니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고 이야기하는 환자도 있다.
Q.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나?
물론 환자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크게 호흡기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로 나뉜다. 호흡기 증상이 주로 나타나는 환자들은 ‘숨이 콱 막힌다’고 표현한다. 실제로 기도가 막힌 것이 아닌데도 숨을 가쁘게 몰아쉬고, 팔다리가 저리면서 심하면 사지에 경련을 일으키게 된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심장마비와 같다’고들 표현한다. 가슴이 꽉 막히고 통증이 느껴지며, 심장이 계속 방망이질하듯 뛰어서 ‘이렇게 해서 죽는구나’라는 느낌을 준다. 이밖에도 토할 것 같거나, 어지럽고 졸도할 것 같은 느낌, 사람들 앞에서 소대변을 실수할 것 같은 느낌 등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Q. 어떻게 치료하나?
잦은 발작을 막기 위해서는 초기에 반드시 약물치료가 전제되어야 한다. 아무리 잘 참아보라고 해도 발작이 반복되면, 이를 견딜 수 있는 장사는 없다. 다행히 우울증 약제나 신경안정제 계통이 공황발작을 줄여주는데 상당히 도움이 된다. 적어도 매주 한 번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면 증상이 있으나 없으나 약을 먹어야 한다. 그러다보면 발작의 횟수가 상당히 줄어드는데, 한 달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정도가 되면, 매일 약을 먹는 것이 아니라 필요시에만 먹는 식으로 횟수를 줄여가기도 한다.
그러나 상당수의 환자들은 정작 공황발작이 더 나타나지 않아도 두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밀폐된 공간이나 사람이 많은 곳에서 발작이 처음 시작된 경우가 많은데, 다시는 그런 곳에 가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럴 땐 기약 없이 약물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약물치료를 하는 도중에는 계속해서 두려워하는 상황을 자꾸 접해보도록 격려한다.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 중이니까 전처럼 심한 발작이 나타나진 않는다. 물론 두려워하던 상황에 접하면 다소 불안이 되돌아오겠지만, 이를 견뎌내지 못하면 평생 극복하지 못하게 된다. 공황장애란 발작 자체를 병이라 칭하는 것이 아니라, 불안 자체를 무엇보다 두려워하고 어떻게든 피하려 하는 마음 상태를 칭하는 것이다. 그러나 불안이 사람을 죽게 하지는 않는다. 바로 이것을 인식시키는 것이 심리치료의 목적이다.
Q.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공황장애는 두려움의 병이다. ‘인간은 매일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무의미냐 두려움이냐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한다’는 말이 있다. 사회에 뛰어들어 투쟁하는 것은 항상 두려움을 야기하지만, 그렇다고 회피하고 도망치고 있으면 무의미와 우울에 빠지게 된다.
최근의 공황 환자들은 대부분 젊은 청년들이며, 대인공포와 사회공포를 동반하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컴퓨터와 핸드폰 액정화면만 들여다보면서 살게 되었고, 코로나19 사태로 인간관계가 단절되면서 더더욱 사람과 맞부딪혀 스스로를 단련시킬 기회를 잃게 됐다. 그렇다보니 어쩔 수 없이 세상에 나아가 사람과 상대해야 할 때 급격한 공황상태에 빠지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공황장애 환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매일 아침 용기를 내어 무의미보다는 두려움을 선택하고, 주위의 사람들과 눈을 맞추며 선의를 나눈다면 공황에 빠져드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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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무의미보다는 두려움을 선택하라”
일명 ‘연예인 병’이라 불리는 공황장애. 몇 년 전부터 연예인들이 각종 매체를 통해 공황장애로 치료를 받고 있거나 치료를 받았음을 고백하곤 했고, 그렇게 우리에게 익숙한 질환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공황장애가 비단 연예인에게만 국한되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공황장애로 병원을 찾는 환자의 수는 2015년 10만5210명에서 2019년 16만9550명으로, 5년 새 60% 넘게 늘었다.
대전을지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성훈 교수에게 공황장애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공황장애란 무엇인가?
우선 공황발작과 공황장애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황발작이란 그럴만한 이유가 있든 없든 간에 극도의 공포감이 갑작스레 밀려와 수 분 내에 최고조에 이르다가, 2~30분 후면 언제 그랬나 싶게 사라지는 현상을 말한다. 공황발작을 겪는다고 무조건 공황장애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발작이 반복적으로 오면서, 또 다시 이런 발작이 올까봐 지속적으로 두려워하고 이를 피하기 위해 유발하기 쉬운 장소나 상황을 피하기 시작하면 공황장애라 진단한다.
Q. 공황장애는 왜 생기나?
명확히 알려진 원인은 없다. 사실 공황발작은 비정상적인 것이 아니다. 천재지변, 전쟁, 사고, 범죄 등 목숨을 잃을 지도 모르는 상황에 접하게 되면, 어떤 사람이라도 극도의 공포반응을 보이기 마련이다.
문제는 일상생활 중에 이런 극한적인 상황이 아닌데도, 공포반응이 발동되어 버린다는 것이다. 생활 중 어쩔 수 없이 겪게 되는 걱정거리에 대해서 자꾸 원초적 공포반응이 발동되는 것이 공황장애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여기까지라면 그냥 공황발작이지 공황장애라고 하지는 않는다. 공황발작이 병으로 발전하는 것은 사람이 공포를 야기하는 대상을 두려워하는 것보다도, 자신의 불안증상 자체를 더 두려워한다는 데 원인이 있다. 그래서 발작은 겪어본 환자 중에는 그 발작을 겪느니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고 이야기하는 환자도 있다.
Q.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나?
물론 환자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크게 호흡기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로 나뉜다. 호흡기 증상이 주로 나타나는 환자들은 ‘숨이 콱 막힌다’고 표현한다. 실제로 기도가 막힌 것이 아닌데도 숨을 가쁘게 몰아쉬고, 팔다리가 저리면서 심하면 사지에 경련을 일으키게 된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심장마비와 같다’고들 표현한다. 가슴이 꽉 막히고 통증이 느껴지며, 심장이 계속 방망이질하듯 뛰어서 ‘이렇게 해서 죽는구나’라는 느낌을 준다. 이밖에도 토할 것 같거나, 어지럽고 졸도할 것 같은 느낌, 사람들 앞에서 소대변을 실수할 것 같은 느낌 등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Q. 어떻게 치료하나?
잦은 발작을 막기 위해서는 초기에 반드시 약물치료가 전제되어야 한다. 아무리 잘 참아보라고 해도 발작이 반복되면, 이를 견딜 수 있는 장사는 없다. 다행히 우울증 약제나 신경안정제 계통이 공황발작을 줄여주는데 상당히 도움이 된다. 적어도 매주 한 번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면 증상이 있으나 없으나 약을 먹어야 한다. 그러다보면 발작의 횟수가 상당히 줄어드는데, 한 달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정도가 되면, 매일 약을 먹는 것이 아니라 필요시에만 먹는 식으로 횟수를 줄여가기도 한다.
그러나 상당수의 환자들은 정작 공황발작이 더 나타나지 않아도 두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밀폐된 공간이나 사람이 많은 곳에서 발작이 처음 시작된 경우가 많은데, 다시는 그런 곳에 가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럴 땐 기약 없이 약물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약물치료를 하는 도중에는 계속해서 두려워하는 상황을 자꾸 접해보도록 격려한다.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 중이니까 전처럼 심한 발작이 나타나진 않는다. 물론 두려워하던 상황에 접하면 다소 불안이 되돌아오겠지만, 이를 견뎌내지 못하면 평생 극복하지 못하게 된다. 공황장애란 발작 자체를 병이라 칭하는 것이 아니라, 불안 자체를 무엇보다 두려워하고 어떻게든 피하려 하는 마음 상태를 칭하는 것이다. 그러나 불안이 사람을 죽게 하지는 않는다. 바로 이것을 인식시키는 것이 심리치료의 목적이다.
Q.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공황장애는 두려움의 병이다. ‘인간은 매일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무의미냐 두려움이냐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한다’는 말이 있다. 사회에 뛰어들어 투쟁하는 것은 항상 두려움을 야기하지만, 그렇다고 회피하고 도망치고 있으면 무의미와 우울에 빠지게 된다.
최근의 공황 환자들은 대부분 젊은 청년들이며, 대인공포와 사회공포를 동반하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컴퓨터와 핸드폰 액정화면만 들여다보면서 살게 되었고, 코로나19 사태로 인간관계가 단절되면서 더더욱 사람과 맞부딪혀 스스로를 단련시킬 기회를 잃게 됐다. 그렇다보니 어쩔 수 없이 세상에 나아가 사람과 상대해야 할 때 급격한 공황상태에 빠지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공황장애 환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매일 아침 용기를 내어 무의미보다는 두려움을 선택하고, 주위의 사람들과 눈을 맞추며 선의를 나눈다면 공황에 빠져드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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